프라이드 보러 가자!
9월 초쯤 홀로스 前편집장인
갑작스럽게 꿈의 영역에서 현실의 영역으로 다가온 이상, 준비해야 할게 너무나 많았다. 여권은 기본...... (하지만 사실은
특히, 여유가 많지 않은 직장인들이나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저렴한 주말 도쿄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속칭, '도깨비 여행'으로 불리는 이런 상품을 이용하면 항공권과 비즈니스 급의 호텔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으며 별도로 하는 것 보다 훨씬 저렴하다. 매우 저렴한 상품 구성이기 때문에 호텔 시설이 훌륭하지는 않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격투대회 관람을 포함한 모든 여행 일정을 자신이 직접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어차피 격투이벤트 관람이 일반적인 관광 코스가 아닌 만큼 오히려 더 적합한 상품일 수도 있다.
우선 가고 싶은 대회의 일정을 확인하고, 이동 시간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적절한 여행 상품을 미리미리 찾아보고 준비하자. 주요 포탈사이트에서 '일본도깨비여행'으로 검색하면 다양한 상품들이 나오지만, '도깨비' 여행은 거의 비슷비슷한 수준으로 보면 된다.
<<<Tip: 도쿄 도깨비 여행은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여 일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일정이 많은데, 하네다 공항을 이용하는 상품일 경우 돌아오는 날 일정을 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보통은 일요일 밤에는 숙박이 없으며 공항까지 직접 이동해야 하는데 하네다 공항까지 들어오는 교통편이
하네다 공항은 일본 국내 공항에 가까워, 일반적인 국제공항의 편의시설을 생각하면 오산! 우선 좁고 변변히 샤워할 곳도 없으니 공항 대기실에서 쭈그려 지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일부 도깨비 상품 중에는 일요일 밤에 시내에서 집합하여 단체로 근교 온천에 들렸다가 출국 수속 시간에 맞춰 공항까지 전세버스로 데려다 주는 상품도 있으니 꼼꼼히 알아 볼 것! 에디터 일행도 프라이드 관전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피곤에 절어서 귀국한 경험이 있다.>>>
사이타마로 가는 길
일본은 철도의 천국이다. 도쿄에 여행 중이라면 대부분 JR과 도쿄 메트로를 이용하는데 프라이드의 메카인 사이타마 수퍼아레나도 전철로 편리하게 이동 가능하다. 전자상가로 유명한 아키하바라나 도쿄 박물관이 위치한 우에노 역에서 게히닌-도호쿠 선을 이용하여 사이타마 신도심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급행을 이용할 경우 40분 정도 소요된다. 철도로도 갈 수 있으나, 요금이 비교적 비싸고 상대적으로 이동시간도 별 차이 없으니, 기차표 끊느라 고생하지 말고 전철을 권한다.
사이타마 신도심에 도착하면 역에서 곧바로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와 연결되어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사이타마 신도심역과 사이타마 수퍼아레나가 거대한 쇼핑, 공연, 위락 단지로 보면 된다. 지하에 식당가가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도 있으니,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움직여도 좋겠다. 무차별GP 결승전이 열렸던 지난 10일은 존 레논 전시회가 함께 열리고 있었었다. 프라이드뿐만이 아니라 대형 콘서트가 열리는 단골 장소이기도 하여 도쿄 사람들도 데이트 코스나 가족들간 나들이 장소로 애용한다고 한다. 프라이드와 일정이 맞지 않는다 해도 한번 둘러볼 만 하다.
놀라움의 연속, 사이타마 수퍼아레나
사이타마로 가는 길... 도쿄 도심을 벗어나자 전철 밖의 풍경은 시간을 되돌린 듯 했다. 도쿄 시계를 벗어나자 우리의 서울근교보다도 훨씬 낙후된 풍경이 펼쳐진 것. 생전 처음 가보는 '사이타마'라는 도시가 왠지 낙후된 지방소도시 정도 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 충분했다.
김영훈 前홀로스 편집장 입니다.
다소 실망한 마음은 신사이타마 신도심 역에 내리자 마자 단번에 사라졌다. 장충체육관은 아니더라도 올림픽체조경기장 수준 정도일 것이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것. 전면이 유리로 된 세련된 건물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사이즈로 펼쳐져 있었다. 워낙 한산한 곳이라 허허벌판에 달랑 체육관 하나만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지하 공간에 거대한 편의시설이 자리잡고 있었다. 근처에 일본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의 사옥들과 함께 최신식 복합위락시설을 구성하고 있었고 그 한가운데에 프라이드FC의 메카, 사이타마 수퍼아레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의 상상을 뛰어넘는 위용에 놀란 마음이 진정되기도 전에 그 작은(?) 시골 체육관에 모여든 군중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일본 방문 기간이 주말이었던 터라, 내내 한산한 느낌이었는데 실로 엄청난 인원이 사이타마 아레나를 향해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장면은 말 그대로 장관. 일본인구 1억의 실체를 이번 여행 중 최초로 실감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사실 너무 사람이 많이 환할 때 사진 한 장 찍어둘 새도 없었다.)
일본의 격투 팬과의 조우
성지순례 때 메카로 모여드는 무슬림의 행렬이 꼭 그럴까? 사아타마로 모여드는 군중 안에서 놀란 가슴이 진정이 돼가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격투 팬들의 면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의 격투 대회 때와 달리 가족 규모의 격투 팬들이 인상이 깊었다. 만만치 않은 입장권 가격 때문인지, 학생층 보다는 20~30대의 젊은 격투 팬들이 주종을 이루는 것도 우리와 차이가 있는 부분이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격투대회에서도 심심찮게 발견되는 현상이 미인들이 많다는 것이었는데, 일본에서도 이런 기현상(?)이 발견 되었다. 프라이드 무차별 그랑프리의 출전 선수들 중에 크로캅이나 베넷, 쇼군과 아로나까지 미남 파이터들이 줄줄이 포함되어 있어서였을까? 유난히 미녀 팬들이 많이 볼 수 있었다. 일본을 여행해 보신 분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일본의 보통 여성들 중 미인들의 비율로만 따지면 우리나라에 비해 다소 낮다.
혹시라도 여자들의 사진을 수집하는 변태 및 치한으로 몰릴까 봐 사진 한 장 남겨두지 못해 직접 보여드릴 수 없는 게 아쉽다. 격투 스포츠와 미녀 팬들의 상관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될 정도로 미인 팬들이 많았던 게 인상적이었다.
처음으로 조우한 일본 격투 팬들에 대한 인상은 참 질서정연하다는 것이다. 그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데도 별로 복잡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 입출입이 원활하도록 설계된 행사장 덕분도 있겠지만 강박에 가까울 만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일본인들의 습성이 군중 속에서도 그대로 발휘되는 것으로 보였다.
크로캅 대 실바, 누가 더 인기가 많을까?
밖에서 본 사이타마 수퍼아레나는 앞서 언급했듯이, 말 그대로 놀라움의 연속 이었다. 그 놀라움의 안으로 들어서자 이제는 그 '놀라움'에 둔감해 질 정도였다. 우리나라의 시설과 굳이 비교하자면 예술의 전당 수준의 시설을 자랑한다. 격투 팬들에게는 프라이드FC의 메인 개최장소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유명가수들의 콘서트와 각종 문화 행사들도 많이 펼쳐지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고 있는 듯 보였다.
사이타마 수퍼 아레나 내부전경
여담이지만, 이날 펼쳐진 무차별 그랑프리 4강전의 최대 관심 카드, 크로캅-실바 전에서 누가 더 관중들의 많은 환호를 받았을까? 결승을 치뤘던 베넷과는 또 어땠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우리나라에서는 크로캅의 인기가 황제 효도르에 필적할 만큼 이지만 일본 현지에서는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실바가 압도적으로 많은
크로캅에 대한 일본 관중들의 예상외의 반응에 놀랐지만 더 놀라웠던 것은 아로나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날 수퍼파이트에 출전해 오브레임을 격파한 아로나가 들어서자 예상외로 뜨거운 성원이 쏟아져 에디터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여성팬들의 반응. 우리에게는 다소 느끼한 인상인 아로나를 보고 귀엽다를 연발하면서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는 미녀 팬들이 많아서 놀랐다.
이날 출전 선수들에 대한 관중들의 반응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단연 실바가 1위!! 그 다음으로 스탬프 킥으로 완벽 부활한 쇼군이 그리고 베넷, 노게이라, 크로캅 순으로 탑 5를 선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성 팬들에게 인기투표를 한다면 베넷과 아로나의 순위는 급상승하여 수위를 다툴지도 모를 일이다.
수준 높은 경기는 수준 높은 관객들에게서 나온다?!
2006년 프라이드를 뜨겁게 달구었던 무차별 그랑프리의 종착역인 만큼 수준 높은 경기들이 이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 미들급 최강 실바를 무너트린 크로캅의 백만불짜리 왼손 스트레이트와 이백만불짜리 왼발하이킥부터, 그라운드에서도 그렇게까지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베넷과 노게이라의 서브미션 맞대결... 그 어느대회와 견주어도 기술적인 수준에 있어서 만큼은 수준이 높은 경기들이 이어졌다.
특히, 베넷과 노게이라의 명승부는 개인적으로 이날의 하이라이트로 꼽을수 있었던 경기였는데, 일본 격투 팬들의 반응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게 했던 경기라 더 기억에 남았다. 흔히, 그라운드 플레이는 지루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특히 흥미 위주의 중계 탓에 우리나라에서 그런 경향이 짙다. 일본팬들도 비슷할 것이라고 여겼지만 그것은 오산이었다.
우리나라에서라면 절대 함성이 터져 나오지 않을 타이밍들...... 이를테면 그라운드에서 포지션 스위칭이라던지 체중이동의 타이밍 그리고 서브미션 기술에 대한 방어 들에서 여지없이 일본 팬들은 반응을 보이는 것이었다.(심지어는 브라질 파이터들에게 끊임없이 포루투칼어로 기술 코치를 하는 팬도 있었다)
베넷과 노게이라의 무차별GP 4강전이 워낙 수준 높은 그라운드 공방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이어진 다른 경기에서도 그런 분위기는 지속되었다. 세밀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깊게 연구하는 일본인들의 습성 탓일까? 이날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에서 일본팬들의 '격투기 즐기기'는 처음 프라이드FC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었던 에디터에게 묘한 여운을 남겼다.
전혀 아깝지 않다.
기자들에게는 부채도 꽁짜루 주었다!!
격투 팬을 자처한다면 누구라도 일본 격투 여행에 도전해 볼 만하다. 다소 물가가 비싸고 환율차이로 속 쓰린 부분이 있지만, 격투 팬이라면 프라이드FC 하나만으로도 본전은 뽑는 셈이 된다. 물론, 우리나라의 칸 대회나 스피릿MC가 훨씬 더 재밌어서 전혀 일본까지 갈 필요를 못 느끼게 될 날이 오면 좋겠지만, 많은 분들이 직접 가서 격투 스포츠의 실체를 보고 와야 그런 날이 빨리 오게 될 것이다. 수준 높은 대회는 수준 높은 관객이 만든다는 것을 이번 프라이드 방문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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