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A 미리보기

 | UFC
2006/06/24 08:16

마이크 타이슨이 '핵주먹'을 앞세워 세계 프로복싱 헤비급을 제패하던 시절......

전형적인 '타이슨 키드'였던 에디터에는 일요일 점심때쯤 하는 프로복싱 중계를 손꼽아 기다리고는 했었다.

그 때 당시 타이슨이 경기에 나설 때마다 해괴망측한 헤어스타일을 한 덩치 큰 아저씨가 항상 그의 뒤에 있었었는데......

그게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돈 킹의 모습이었다.

 

타이슨 이후 헤비급 프로복싱 마저 지지 않으려는 세밀한 테크닉 위주의 복싱이 득세하면서 점차 흥미를 잃어갔고,

20세기를 풍미했던 프로복싱도 그렇게 저물어갔다.

재기에 나서며 바람몰이에 나선 타이슨이 홀리필드의 귀를 물어뜯으며 스스로의 은퇴를 만천하에 공개하면서 급격하게 사람밖에 관심 밖으로 멀어졌고,

프로복싱이 저물면서 프로모터 돈 킹의 모습도 함께 잊혀져 갔다.

 

한동안 잊혀졌던 돈 킹이라는 이름이 최근 부쩍 오르내리고 있다.

WFA라는 신설 종합격투기 단체를 앞세워서......

프로복싱이 쇠퇴하면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프로모터로 평가 받는 돈 킹도 방향을 바꾼 것일까?

아직은 이름도 생소한 WFA에 대해 출범 전에 정리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아직까지 World Fighting Alliance(이하 WFA)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그렇게 많지 않다. WFA의 홍보를 대행하고 있는 리더 엔터프라이즈 측에 세부적인 자료를 요청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이런 경우는 한국시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거나, 아니면 실제로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 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뉴스와 공지사항들로 WFA에 대해 가장 궁금한 부분들을 짚고 넘어가보자.

 

[WFA는 어떤 단체인가?]

WFA(World Fighting Alliance)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올해 초 퀸튼 잭슨의 프라이드FC와의 재계약 문제가 대두 되면서부터이다. 프라이드FC의 미들급의 2인자로 자리잡고 있었던 퀸튼 이었기에 그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렸었다. 설왕설래 말은 많았지만 퀸튼이 공공연하게 아주 합리적으로 '가장 돈을 많이 주는 단체와 계약하겠다'고 밝히면서 여러 단체의 러브 콜을 모두 받았고 결국은 WFA를 선택했다.

 

퀸튼의 어쩌면 예상치 못한 계약 소식으로 WFA의 존재가 명확해졌다. WFA의 공식출범은 물론 거물급 파이터를 영입하면서 자금력과 선수동원력은 간접적으로나마 인정을 받은 셈이다. 신생단체지만 도저히 신생단체로 볼 수 없다는 평가가 일반 팬들 사이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WFA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퀸튼과의 계약 사실을 공지하는 동시에 첫번째 이벤트 개최도 동시에 선언했다. 오는 7 22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더 포럼'에서 "King of the Streets" 개최하고 메인이벤트에 당연히 퀸튼 잭슨을 내세웠다. 현장 티켓판매는 물론 미국 격투스포츠 시장의 주 수익원인 PPV(Pay per view; 유료 채널)까지 판매한다고 밝혔는데 명실상부한 새로운 격투 스포츠 이벤트로 출발을 한 것이다.

 

WFA는 공식 홈페이지 www.wfa.tv를 통해 자신들을 파이터 제일주의 단체('fighter-first' association)라고 정의했다. 이제까지 다른 단체들과의 가장 큰 차별화 요소로 선수 중심을 표방하고 나섬으로써, 자신들의 의지를 밝힌 것이다. 프로격투 무대에서 선수제일주의라는 것은 곧 파이트 머니를 의미하고 이미 퀸튼을 포함 여러 파이터를 영입하면서 이를 어느 정도는 증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WFA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거물급 프로모터 돈 킹도 최근 MMA의 국제적인 주류 스포츠화를 구상하면서 최우선으로 선결해야 할 문제로 선수들의 대전료를 언급한바 있다. 헤비급 프로복싱의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비치기도 했는데, 통상 프로복서들과 MMA 파이터들의 대전료는 '0' 하나가 더 붙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파격적인 인상을 가늠할 수 있다.

 

'선수 제일주의' 외에도 '세계에서 가장 거친 MMA'를 내세워 팬들과 스폰서, 미디어 그리고 선수들에게 차원이 다른 즐거움을 약속하기도 했는데, 입에 발린 구태의연한 표현으로 치부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기본은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돈 킹을 비롯한 예전의 프로복싱 프로모터들을 중심으로 프로복싱의 흥행 시스템을 그대로 대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수의 홍보대행사 리더 엔터테인먼트 등 각계 전문가들이 합세하면서 그 실체가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퀸튼 잭슨은 왜 WFA를 선택했을까?]

퀸튼은 왜 프라이드FC를 버리고 WFA를 선택했을까? 아무리 철저하게 기획된 이벤트라 하더라도 신설단체와 계약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는 위험을 감수 해야만 한다. 흥행에 좌지우지 되는 프로스포츠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수익구조와 자금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계약한 선수들에게 오래오래 많은 돈을 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 아무리 WFA CEO가 자신의 옛 프로모터라고 해도 퀸튼 처럼 프라이드FC 처럼 어느 정도 안정된 단체를 버리고 움직였을 때는 합당한 이유가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우선 퀸튼도 여러 차례 밝힌바 있고, 사카기바라 DSE 사장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액수'라고 언급한바 있는 파이트 머니가 가장 직접적인 이적 이유일 것이다. 프로 격투가 에게 사실 돈이 가장 중요하지만 퀸튼의 이적에는 돈 외에도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은 사실 MMA 팬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프라이드FC 미들급 챔피언 반달레이 실바...... 퀸튼이 실바와 같은 무대에 서지 않았다면 전세계 어떤 단체에서라도 챔피언 벨트를 맬 수 있었을 것이다. 슈트복스의 MMA에 최적화된 무에타이의 니 킥 앞에 끔찍할 만큼 형편없다는 니 킥 방어로 맞선 퀸튼은 이미 세 차례나 실바에게 고배를 마셨고, 최근에는 신성(新星) 마우리시오 닌자에게까지 패배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담이지만, 그 무시무시한 퀸튼이 유독 슈트복스 파이터들에게 약한 것은 '끔찍하다'라고 까지 평가 받는 니 킥에 대한 방어 때문이다. 퀸튼의 경기를 보면 니 킥을 막을 때 항상 상체를 숙이면서 방어하려 하다가 자멸했는데, 이는 무릎 공격 시 해서는 안 되는 방어 중에 하나이다. 무릎공격의 원조 격인 무에타이에서는 기본 중에 기본이 일단 목덜미를 내주지 말라는 것, 그리고 목을 잡혔을 경우 최대한 상체를 세워서 충격을 최소화하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퀸튼은 이에 정반대로 대처한 것이다. 니 킥에 대한 두려움은 접근 공격 자체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퀸튼은 한 팔로 싸운 것이나 다름없다.

 

만년 2인자로 평가 받는 것도 퀸튼을 압박하는 요소였지만 일본시장에서의 대우도 못마땅했을 것이다. 일본인 파이터 중심으로 흥행구도를 짤 수 밖에 없는 프라이드FC의 한계 때문에 퀸튼 잭슨은 항상 악역이었다. 홈 그라운드인 자국에서 심리적인 압박감 없이 경기를 한다면 전보다 오히려 더 집중력을 발휘할 수 도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또 누가 WFA에 참여할 것인가?]

일단 때마침 자유계약 선수로 나와 영입에 성공한 퀸튼 외에도 굵직굵직한 파이터들이 WFA 행 열차를 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바스 루텐. UFC와 판크라스의 챔피언 출신으로 마지막 경기를 가진 지 10 여년이 지난 우리나이로 마흔 살인 노장 슈퍼 스타 파이터를 복귀 시킴으로써 일단 흥행에는 어느 정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바스 루텐의 인지도가 워낙 높은데다 이미지도 좋아 팬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바스 루텐의 복귀도 놀라운 카드였지만, 전체적으로 노장급 파이터들의 빅 리그 복귀가 눈에 띈다. 우선 바스 루텐 만큼은 아니지만 실로 오랜만에 돌아온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패 밀레티치도 눈에 띄고, 원조 슈트복스 '펠레'도 빅리그로 복귀한다. 키모 레오폴도도 반가운 이름이다.

 

첫번째 이벤트 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슈퍼 스타급 노장 파이터들과 UFC 챔피언 출신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신인선수 발굴 및 육성에 혈안이 되어있는 UFC와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대목이다. 신인선수들의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노장들의 예전의 영광쪽이 흥행에는 확실히 추진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노키가 첫 눈에 세계 MMA의 차세대 주자로 손꼽았던 료토 마치다도 눈에 띈다. 일본인 가라데 사범인 아버지와 브라질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브라질에서 자란 료토는 보기 드문 격투 엘리트로 분류된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가라데와 스모,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습득한 이를테면 격투 영재 출신의 재원이다. 학업에 열중하느라 격투에 전념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WFA 출범과 함께 진로를 다시 모색해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기 프로레슬러 골드버그의 참여도 눈길이 가는 대목인데, 일단 파이터가 아닌 해설자로 참여하여 분위기를 익히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프로레슬러 시절에도 하드웨어 하나만큼은 당장 MMA로 뛴다 해도 전혀 밀릴 게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였기에 그의 다음 행보가 무척이나 주목된다.

 

전반적으로 화끈한 타격계 선수들로 구성함으로써 미국 팬들의 입맛에 맞춘 라인업을 내놓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WFA가 초반 대회 흥행을 위해서는 당분간은 미국 파이터 중심의 타격 지향적인 선수들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UFC로부터의 '선수 빼가기'도 가속화 될 것이며, 내우외환을 맞고 있는 프라이드로부터 미국계 선수들이 복귀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WFA는 어디로 갈 것인가?]

WFA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전세계적인 주류 스포츠로의 진입이다. 단기적으로는 첫번째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증명하여 흥행몰이를 하는 게 급선무 일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UFC와의 확실한 차별화를 통한 미국시장 장악일 것이고, 그 이후에는 말 그대로 프로복싱처럼 전세계에서 선수를 공급받는 월드 마켓으로 가겠다는 복안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부 매니아들의 그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대중들에게 사랑 받는 프로 스포츠로 가야한다는 방향성이 도출된다.

 

WFA 첫번째 대회의 메인이벤트에 나선 퀸튼 잭슨과 맷 린들랜드의 매치업으로 WFA의 스토리라인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의 이미지를 가진 퀸튼과 엘리트 스포츠맨인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맷 린들랜드를 링에 세움으로써 미묘한 대결 구도를 선보였는데, 사실 더 중요한 감춰진 키워드는 흑-백 대결이다. 미국시장이라는 특성상 흑-백 대결 구도는 조심스럽지만 잘 활용할 경우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가 된다.

 

실제로 퀸튼이 셔독과의 인터뷰 중에 '왜 흑인은 (챔피언을) 할 수 없는가?(Why cant the Black Man?)'라고 반문한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공교롭게도 UFC의 챔피언들이 백인 선수들이 대부분이고, 동급 UFC 챔피언 척 리델을 프라이드 링 위에서 꺾은 적이 있는 퀸튼 이런 발언은 흑인들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유인요소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WFA가 퀸튼 잭슨을 프랜차이즈 스타로 점 찍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미국시장을 기반으로 한 단체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모험이며 새로운 블루 오션으로 진입을 시도한다는 의미이다. 미국 사회가 흑-백으로 완전이 분리된 사회이며, UFC가 백인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WFA가 흑인 시장, 즉 좀 더 대중화를 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회장소만 봐도 라스베가스가 아닌 LA 한복판에 잡았다는 것으로도 유추가 가능해진다.

 

이미 북미 시장을 대표하는 MMA 단체로 자리잡고 있는 UFC를 향한 포문은 퀸튼의 영입 등 선수들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다. 퀸튼은 리델을 제압한 바 있고 료토 마치다는 리치 프랭클린과 B.J 펜을 제압한 경력이 있다. 리코 로드리게즈와 팻 밀레티치는 전 챔피언 출신이다. 선수 구성에 있어서 UFC 보다 우위에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계산으로 보인다.

 

세부적인 경기 룰이 발표되어봐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겠지만, 경기방식도 UFC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과격함을 표방하기는 했지만 좀더 안전하고 대중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선에서 잔인한 요소들은 제거 될 것으로 예상된다. WFA의 대중 지향적인 사고방식을 감안하면 더욱 설득력이 있지만, 흥행을 위해 MMA 요소를 극대화 할 것이라는 예측도 만만치 않다.

 

WFA는 이미 막을 올렸고, 확실히 예전의 MMA 스포츠 이벤트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스케일과 접근방식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이런 WFA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으로 얼마 전 실시된 PPV 구매의향 설문조사에서 근소한 차이로 UFC를 앞선 결과가 나오는 이변 아닌 이변도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WFA의 프로 스포츠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지금이 격투 스포츠가 전세계적인 주류 스포츠로 도약할 시기일지는 이제 WFA 스스로가 증명해 보이는 것만 남아있다.

 

과연 일요일 낮 시간에 헤비급 프로복싱을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손꼽아 기다리던 '타이슨 키드'의 시절이 'MMA키드'에게도 다시올 수 있을까? 알리와 타이슨의 프로모터였던 돈 킹이 다시 한번 그런 즐거움을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지는 오는 22일 그 첫 발걸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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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격투칼럼니스트 이정민/ 격투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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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23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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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한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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