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 월드 그랑프리 2005 결승전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이 맘때쯤이면 전세계 격투 팬들의 이목이 도쿄돔 K-1 링 위로 집중되었지만, 올해는 유독 한국 팬들의 기다림이 크지 않을 수 없다.

'배틀 골리앗'이라는 새로운 닉네임을 얻은 최홍만의 WGP 챔피언 도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2003, 2004 2년 연속 우승했던 디펜딩 챔피언은 레미 본야스키가 버티고 있지만, 도쿄돔 티켓을 손에 넣은 것만 해도 K-1의 엄청난 선수층을 감안하면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0일(목) 오후 결승전을 1주일 여 앞두고 최홍만이 공개연습을 가졌다.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배틀 골리앗'의 모습을 보기위해 언론들이 모여 들었다. 이날, 기자들을 경악케 한 것은 이미 밥 샵 전에서 위력시범을 끝낸 바 있는 니 킥(무릎 올려차기). 레미와 비슷한 체형의 스파링 파트너를 말그대로 날려 버릴 정도의 위력에 일본 언론들은 '내장파괴 니 킥'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붙여주었다. 스파링 파트너가 미트를 들고 있었으니 몸이 들리는 정도로 끝났지 실전이었다면 '내장파괴'가 허튼 소리가 아닐정도로 위력적인 니킥이었다.

문제는 최홍만의 길이가 다른 니킥의 위력에 대해서는 이제 전 세계 모든 격투팬들과 선수들, 관계자들 까지 그 위력을 이미 똑똑히 봤다는 것. 최홍만의 공개 연습 전 이미 인터뷰를 통해 '로우킥으로 무너뜨려 하이킥으로 끝내겠다'고 구체적으로 경기운영 계획을 언급한 레미도 최홍만의 니 킥에 대해 철저히 분석 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레미가 밝힌 대최홍만 전략은 짧지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미 밥 샙 전에 서 이미 최홍만은 로우킥에 대한 허점을 드러냈다. 전문 킥커(Kicker)가 아닌 밥 샙이었기 망정이지 가레데나 킥복싱 베이스의 선수들의 로우킥이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를일이다, 샘 그레코에게 1년 남짓 타격 특훈을 받은 밥 샙도 만약에 조금만  더 로우킥에 집착했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어쩐일인지 K-1 정상급 파이터들은 로우 킥으로 다운을 빼앗는 것을 수치스럽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로우킥을 상대하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어리석게 들릴지 모르지만 '피하는 것'이다. 약이 없다는 것이다. 펀치는 가드로 어느정도 막을 수 있지만 로우 킥은 그렇지 않다. 고작해야 자신의 정강이 각도를 틀어 충격을 완화하는 것 뿐. 무조건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물론 피하기 위해서는 빠른 스텝이 뒷 받침 되어야 한다. 아쉽게도 최홍만에게 단기간동안 스텝을 주문하기는 어려운 상황. 그렇다면 최홍만에게 남은 카드는 단 하나 뿐이다.

최홍만에게 가장 절실한 것인 이 카드는 바로 오른손 스트레이트. 휘드르는 훅이라도 당장은 요긴하겠지만, 스트레이트라면 엄청난 리치를 감안할 때 스트레이트를 장착했다면 레미 아니라 누구라도 해볼만 하다.

이전의 최홍만 전에서 최홍만의 주무기로 사용한 기술은 단연 왼손 잽이다. 단기간 속성과정으로 타격을 연마한 거인계 선수치고는 아주 훌륭한 잽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들 알다시피 왼손 잽은 공격의 시작이다.

최홍만의 왼손 잽이 수준급이지만 아쉽게도 왼손 잽만으로는 상대를 제압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로우 킥에도 독이 되면 독이 되었지 득이 되지 않는다. 왼손 잽을 빠르게 내기 위해서는 왼발에 체중을 조금 실어 앞으로 내야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만일 이때 상대가 위력적인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아무리 달콤한 로우킥의 유혹이 있더라도 쉽게 들어가지 못한다. 로우킥은 필연적으로 안면에 틈이 생기기 마련. 스트레이트가 날카롭다면 왼손 다리를 내주고 대신 카운터 펀치로 KO를 얻어내는 것이 정석중에 정석이다.

 

K-1의 특급 흥행 카드로 떠오른 최홍만을 직접 지도 하고 있는 최홍만 측 코칭스텝들이 이 사실을 모를리 없다. 10일의 공개연습에서 최홍만은 짧지만 4~5개의 펀치를 연속으로 날리는 컴비네이션을 선보인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 스포트라이트는 '내장파괴 니킥'이 받았는지 모르지만 최홍만에게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은 바로 그 콤비네이션이 될 것이다. 거기다가 스테미너 분배를 위한 호흡 조절법 까지 훈련했다니 금상첨화다. 왼손 잽으로 공격의 물꼬를 틀 수 있다면 오른손 스트레이트는 공격을 끝낼 수 있다. 최홍만도 이 사실을 잊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만일 스트레이트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면 비장의 카드가 하나 남아있다.

무조건 거칠게 돌진하라는 것. 레미 본야스키를 가장 곤경에 빠뜨렸던 선수는 레미에게 판정승을 거두었던 마이티 모나 세미 쉴트, 프란시스코 필리오가 아니라, 실격패를 당했던 밥 샙이었다는 사실이 최홍만에게 좋은 단서가 될지 모르겠다. 참고로 당시의 밥 샙은 지금과는 매우 다른 파이터라기 보다는 '소'에 가까웠다. 어차피 거리를 재면서 안 될 상대라면, 투지로 밀어 붙이는 것도 훌륭한 전술이다. 체력안배가 중요한 토너먼트 1회전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면밍히 검토해 볼 전략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이 세컨이라면 어떤 주문을 해주고 싶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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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격투칼럼니스트 이정민/ 격투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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