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짜'의 전설적인 타짜 평경장(백윤식 분)은 제자인 고니(조승우 분)와의 일전에서 이런 주문을 읍조린다.

아수라발발타! 아수라발발타!

한낱 우스개로 치부하기에는 마치 불가능을 가능하게 해주는 마법의 주문과 같았기에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마이티 모 def. 최홍만

K-1 2007 WGP 요코하마 대회 때 KO 장면

K-1 월드그랑프리 서울 개막전(SEOUL FINAL 16)이 이틀앞으로 다가왔다.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최홍만의 첫 그랑프리 본선 무대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첫 상대는 '코리안 킬러(?)'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마이티 모. 최홍만에게 치욕적인 첫 녹아웃 KO 패를 안긴 장본인이 아닌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주최측 추천 출전에다가 리벤지 매치까지 완수해야 하기에 최홍만은 그야말로 2중고를 넘어, 사면초가 수준이다.

이미 나온 기사들을 통해 보면 대비는 어느정도 준비된 것 같은 분위기다. 왼쪽 가드와 거리 유지 그리고 시선 유지 등 '3대 비책'에 대해 인터뷰를 통해 이미 준비상황을 언급한 터. 이미 사우스포 자세도 어느정도 실전 투입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보이는 최홍만은 마이티 모와의 재격돌을 대비해 여러가지 세부적인 사항들을 집중 조련한 것으로 보인다.

축복받은 사이즈와 함께 천형으로 함께 받은 느린 발을 감안할 때, 최홍만의 '3대 비책'은 그 실효성이 매우 의심스럽다. 특히, 최홍만 측이 직접 언급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카운터 블로우를 준비했다는 내용도 눈에 띄는데,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최홍만의 느린 스텝과 펀치 스피드를 감안하면 위의 대비책들은 기대치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객관적으로 보면 복싱 스킬이 수준급은 마이티 모가 이미 최홍만의 가장 큰 강점인 '높이'를 극복할 수 있음을 증명해 낸 현재 상황에서 최홍만의 느린 발로 마이티 모의 빠른 라운드 훅에 뭔가 반응해 낸다는 것 자체가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렇다면 최홍만에게는 어떤 주문을 할 수 있을까? 최홍만의 경기에 대해 뭐라고 한마디는 해야 할 상황인데, 몇날 몇일을 고민해봐도 뚜렷한 답이 없다. 아수라발발타!? 자꾸만 이 주문만 되내이게 되니 환장할 노릇이다.

K-1은 아니지만 프라이드 FC에서 당시 챔피언이었던 반달레이 실바를 히카르도 아로나가 잡아낸 적이 있었다. 당시 무소불위로 휘둘러대던 실바의 양손 훅 연타에 아로나를 포함한 거의 모든 미들급 파이터들이 무릎을 꿇은 바 있어, 아로나가 실바의 양 훅을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BTT라는 명문팀의 스텝들은 실바의 연타 시동 순간의 타이밍의 허점을 찾아냈고, 아로나는 철저히 그 타이밍에 반응하는 훈련을 반복했다.

객관적인 타격에서의 우위가 실바쪽으로 심하게 기울었지만, 뚜껑을 열어보자 아로나의 준비가 더 완벽했다. 실바의 펀치 시작 직전의 타이밍에 아로나는 철저히 연타의 시작부터 무력화 하는 전술을 들고나왔고, 이는 적중했다. 실바가 펀치 연타를 구사할 때 체중을 뒤로 실었다가 반동을 이용해 튀어나오는 스타일인데, 아로나는 이 타이밍에 철저하게 무릎을 올려 연타를 막아낸 것. 주무기인 양 훅 연타가 막히자 그라운드에서 우위를 지닌 아로나를 상대로 섣불리 파고들 방법이 없었던 실바는 끝내 패배했다. 여담이지만, 실바의 높은 기세가 기울어진 것은 바로 그때 부터였다. 실바의 양 훅 연타에 대한 비공이 공개된 이상, 실바의 펀치에 대한 공포 지수도 급격하게 낮아진 것이다.

마이티 모가 강력한 오른손 훅만 가진 반쪽자리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지난 하와이 대회 때 이미 목격했다.

최홍만의 니킥 연습장면

최홍만의 니킥

왼손도 엄청난 위력을 지니고 있으며, 영민한 작전구사 능력에 기회 포착 능력까지... 2007년 K-1 최고의 히트상품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확한 차이를 인정하고 정확한 분석을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거듭 든다.

더군다나 오늘 자 인터뷰에서는 "로우 킥(레그 킥)을 많이 쓰겠다"고 밝힌 이상, 거리를 유지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진 상황. 로우킥에 그나마 실전용으로 분류 가능한 왼 손으로 대응한다 하더라도, 무시무시한 오른손 훅에 대응은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최홍만의 현재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가장 큰 강점은 역시 '높은 무릎'이 아닐까? 사우스포 자세에서 비교적 카운터로 날리기 편안한 하이타워 니 킥으로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면, 충분히 충격을 줄 수 있다. 거리를 유지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높이의 차이를 감안할 때 럭키 스트라이크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아수라발발타~ 그 다음은 적중하기만 바라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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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격투칼럼니스트 이정민/ 격투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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