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 팬이라면 K-1의 K가 킥복싱(무에타이)과 가라데, 권법(Kenpo)과 태권도 등 입식타격의 세계 최강을 겨루는 격투 스포츠를 의미한다는 것 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실제로 앤디 훅과 후스트, 피터 아츠, 크로캅 등 헤아릴 수 없는 격투가 들이 비주류 스포츠였던 격투 스포츠를 세계적인 수준의 스포츠 이벤트로 발돋음 했던 것을 우리는 수많은 전설들을 통해 잘 아고 있는 부분이다.

지금의 K-1은 어떤가?

오는 12월 8일 K-1의 실질적인 결승전인 2007 K-1 월드그랑프리 요코하마 대회에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의 4번 타자 출신 다치카와 다카시와 우리나라의 검도 선수 김기민 카드가 오프닝 파이트로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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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K-1 엠블럼, 이때가 더 K-1 다웠던 것은 아닐까?

아무리 흥행이 중요한 프로 관전스포츠라지만 K-1의 금작의 행태는 도를 지나쳐 입식타격의 최고봉이라는 근본과 존재의 이유 자체를 스스로 무너트리고 있는 것은 아니지 곱씹어 볼 순간이 아닐까 싶다. 다니가와 사장에게 '당신에게 K-1은 무엇이냐'고 따져 묻고 싶은 심정이다.

K-1의 이상기류는 요코즈나에서 은퇴한 스모선수 아케보노를 끌어않으면서 시작되었다. 일본의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요코즈나를 위한 흥행몰이를 위해 입식타격에 문외한인, 더군다나 기본적인 풋워크도 어려운 거구의 역사(力士)를 링위에 올려 웃음거리를 만들었다.

최홍만도 시작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모와 씨름의 대결로 흥행몰이를 하고자 했던 K-1측과 민속씨름의 몰락으로 인한 위기의 최홍만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고, 몇개월의 특훈으로 그 역시 링에 올랐다. 최홍만은 극히 이례적으로 첫 출전의 지역대회에서 우승을 거두고, 나름대로 입식타격 선수로 차근차근 변모하여 자리잡은 행복한 케이스. 반대로 아케보노는 구경거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처참한 상태로 K-1에게 버림받듯이 링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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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도 힘겨워 보이는 아케보노

최홍만 입장에서는 아케보노의 먹이감 신세에서 오히려 아케보노는 물론이고, 무사시를 완전히 태체하는 카드로 확실히 자리 잡았으니, 나름 놀라운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세미 쉴트가 프라이드FC에서 만신창이가 되서 돌아와서는 K-1을 재패하면서 불어닥친 거인화 바람에 잘 얻어탄 것도 성공요인이라면 요인. 무사시로는 역부족이었던 일본의 웨스턴 파이터들을 따라잡고자 하는 삐뚤어진 욕망을 그대로 투영한채 오늘까지 이어왔다.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은 수준급이라니, 코미디언 까지는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말그대로 1회성 이벤트 성격이 짙었으니 바비 올로건은 차치하고 이야기하자. 투포환선수에 이어, 액션배우까지 링위에 올리더니 이번엔 프로야구 선수와 검도 선수라니... 이제는 한물간 유행어가 되었지만, '이 정도면 막가자는 거다'.

이해가 전혀 안되는 것은 아니다. 흥행으로만 보면 현재는 엄밀히 말하면 K-1의 위기상황. MAX는 치열하게 선전하고 있지만, 경량급보다 아무래도 헤비급에 무게감이 더 있는 것은 당연한 상황. 헤비급과 수퍼헤비급에 뚜렷한 일본인 에이스가 없어 마음에도 없는 이웃나라 거인 파이터로 연명하는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고, 서구의 파이터들과 체격조건과 격차를 따라잡기는 커녕 오히려 더 그 폭이 깊어지는 상황. 그 야말로 총체적인 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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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속상한 챔피언

프라이드FC 실바와 효도르의 사례처럼 외국인 파이터라도 얼마든지 프랜차이즈 스타로 만들수 있지만, 그러기에 최강자 세미 쉴트는 멋 대가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지독하게도 지루해 빠진 스타일로 제 승리만 챙겨가니 환장할 노릇일 것이다. 쉴트를 제외한 나머지도 사실상 고만고만 하여, K-1의 골든타임즈였던 4대천왕-신 4대천왕의 명맥은 이미 자취를 찾아볼 수 없는 말그대로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린 상황일것이다.

중량급의 가장 큰 매력인 화끈한 승부가 실종된 채, 테크니션 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오히려 근본도 없는 거인 입식타격 초보 파이터들에게 운명을 걸었으니 어찌보면 자업자득이 되는 것인가?

일본 프로스포츠의 주류를 넘어 맹주라고 할 수 있는 프로야구의 인기 스타를 링위에 올린다면 분명 흥행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K-1 입장에서 보면 흥행에 대한 고민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K-1의 존재감 측면에서는 악수(惡手)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간단한 이치다. K-1의 가장 핵심이며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진리인 동시에, 그 존재의 이유 그 자체인 '입식타격의 최고봉'에 도데체 배트 없는 야구선수와 죽도 없는 검도선수가 무슨 명분이 있겠는가?

오히려, 입식타격의 최고 경지의 권위있는 대회로서, 하위 계층을 구성하고 있는 유관단체들이나,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신진급 파이터 발굴에 더 집중하는게 더 대의명분이 있지 않았을까? 좀 더 자신 스스로의 존재의 이유와 팬들을 모으는 핵심적인 요소가 무엇인지 기본을 잃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어쩌면 K-1, 그 자체일지도 모르는 입식타격에 좀 더 강력한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격투팬 여러분들의 고견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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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격투칼럼니스트 이정민/ 격투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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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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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니가와 프로듀서가 야구장에 시찰 갔다는 기사를 보고 어이가 없더군요.. 연예인이나 타종목의 선수들을 끌어와서 만든 이벤트 매치가 일본내 흥행에 어느정도 기여할지는 몰라도..그런 미봉책이 k-1 흥행부진의 근본적 해결책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입으로는 k-1의 세계화를 외치면서.. 하는 행동을 보면 k-1의 서커스화를 지향하는듯 하네요.. 지역네트워크 강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제대로 된 선수발굴에 힘써야 할 사람이.. 지금 k-1을 어디로 몰아가고 있는지 답답합니다. 입식타격 최고무대를 꿈구며 지역네트워크 대회부터 치열하게 밟고 올라오는 선수들은 기회가 없고.. 야구선수 검도선수가 하루아침에 설 수 있다는게 k-1의 서글픈 현실이네요..
    • 2007/11/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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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김기만씨를 전혀 모릅니다만, 그부닝 인터뷰에서 검도로 출전하는 것은 아니라며, 새 출발하는 한명의 격투가로 봐달라고 하네요. --; 그래도 핏줄인데, 막상 링 올라갈거면 일본 파이터에게는 안 졌으면 좋겠네요
  2. 2007/11/3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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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핵심을 꿰뚫는 주옥같은 글입니다. :) 평소 K-1 이나 프라이드를 즐겨보아왔는데 이런 격투 전문 블로그를 찾게되어서 기쁩니다. RSS 리더에 등록하였고, 자주 놀러오겠습니다. :)
    • 2007/11/3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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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분에넘치는 칭찬에 댓글에~ RSS 피드까지... ^^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부터 열심히 해서 노후대비 정도는 되게끔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3. 2007/12/0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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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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