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충조절에 실패했다.
6~7㎏ 정도 체중이 더 나갔다"
지난 8일 K-1 WGP 파이널 8강 토너먼트 1회전에서 제롬 르 밴너에게 3-0 판정패하고 인터뷰한 내용이다. 최홍만이 밝힌 패인은 '체중조절'. 언론을 통해 일부분만 전달되거나 왜곡되었을 수는 있겠지만, 최홍만이 밴너 전에서의 완패에 대해 가장 먼저 '체중조절'을 언급했다는 것은 너무나 많은 것을 시사하고도 남는다. 자기 스스로 '격투가로서의 미흡함'을 여지없이 드러낸 동시에, 밴너와의 경기 전에 자기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이미 패했다는 것을 자기 입으로 밝힌 것이다.
밴너전 패배 후 인터뷰...
바꿔말하면, 자신이 세운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것인데, 원인으로 따지자면 목표를 세운 자기 자신에게 원인을 돌렸어야 하는게 아닐까? 대표적인 체급 스포츠인 복싱에서 하다못해 학생부의 어린 선수들 마저도 성장기의 발육에 의학적인 문제가 될 정도로 섭식조절과 체중조절이 기본중에 기본이다. 더 놀라운 것은 복서들이 마치 신앙과 같이 중요하게 여기는 그 '체중'은 고작해야 몇 십그램(g)에서 몇 백그램이라는 것이다. '6~7kg'라니... 이 정도면 그 상태로 링 위에 올라가서 판정승부를 내고 왔다는 것 만 해도 기적이라고 봐야 할 수준이다.
체중 이야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밴너와의 2차전을 마치고 와서 꺼낸 이야기가 고작 체중'따위' 밖에 없었을까?' 아쉬움은 지울수가 없다.
링 위에서의 상대는 '적(敵)'이 아니다. 가장 가까운 동료이며 누구든지 서로에게 스승이며, 자기 자신의 노력에 대한 검증의 대상이다. 솔직히 터놓고 말해 최홍만 급의 경력을 가진 파이터가 WGP 파이널에서 밴너와 같은 선수와 대전하게 된 것은 주최측의 전폭적인 지원이 아니면 기회조차 갖기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최홍만은 올해 파이널 진출 자격조건을 채우지 못한 채, 말그대로 주최측 추전으로 출전기회를 얻지 않았는가. (마이티 모전에서의 판정문제는 룰의 엄격한 적용이나 경기 상황에 따른 유연한 적용 그 어느쪽에도 해당되지 않는 K-1 전체의 신뢰도에 상처를 입히는 가슴 아픈 승부였다고 생각한다.)
8일 최홍만 전에서의 밴너는 프로페셔널 파이터로서, 또 격투가로서 모든 면에서 최홍만을 압도한 것을 넘어서서 '최상'이었다. 단언컨대, 최홍만 전에서의 몸상태로 세미 쉴트와 1회전에 맞섰다면, 쉴트의 3연패는 없었을 것이다. 최홍만전에서의 체력소모로 2회전에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져 쉴트에게 승리를 헌납한 것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최홍만과의 의미없는 승부가 두고두고 아쉬울 것 같다.(혹자중에는 최홍만의 파이팅이 밴너를 지치게 했으니 그만큼의 역량은 있는 것은 아니냐고 반문할 수 도 있다. 역시 단언컨데, 밴너는 사와야시키와 판정승부를 했더라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다.)
최홍만을 상대로 모든 경기 상황을 대비하여 대응전략을 고민하였고, 연습을 통해 완벽하게 체득된 상태로 링위에서 상대를 맞이 했다. 경기 내용이 이를 증명하지 않는가. 밴너는 이날 높은 임팩트 포인트를 유지하기 위해 상체를 세운 스탠스를 시종일관 유지하며 최홍만의 안면을 직접 노렸다. 리치의 절대적인 불리함을 타이밍 포착으로 훌륭히 매워내며 포인트를 쌓았다. 1차전때 특유의 웅크린 자세로 어슬렁 어슬렁 걷는 듯한 스텝을 취하며 위빙으로 상대했던 것에 비하면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스탭도 이제까지의 밴너와는 차원이 달랐다. 밴너는 사실 스탭을 꼼꼼하게 쓰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성큼성큼 거리를 좁혀 사정거리로 가까워 지면, 다리를 고정 시키고 펀치를 휘두르는 스타일에 가까웠다.(이 때문에, 사와야시키전에서 2번에 치욕스러운 녹 다운을 당하기도......)
프로 파이터라면 자신을 보기 위하여 경기장을 찾아준 관중들을 위해서라면 응당 밴너처럼 해야 한다. 그게 프로 파이터들의 직업의식이고 사명이며, 격투가로서의 자긍심의 원천이다. 밴너와 같이 훌륭한 상대와 일전을 벌이고 내려와서 고작 할 얘기가 '체중' 뿐이었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하더라도 서글플 수 밖에 없다. 상대에 대해 인정하기 싫어서 그랬다면, 배우는 자세가 부족한것으로 볼 수 있고, 설사 '체중조절'에 진짜 실패했더라도, 앞서 언급했듯 경기준비를 위한 자신의 목표에 소홀하여 관중들을 상대로 기만행위를 한 것이 된다. 차라리, 밴너의 프로로서, 격투가로서, 파이터로서의 배울점에 대해 언급하고, 실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짐을 했더라면 하는 이렇게까지 부끄럽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 최홍만은 과연 무엇을 보여줬는가? 밴너가 시종일관 오른쪽으로 돌면서 오른쪽 앞다리를 괴롭혔기 때문에 경기를 제대로 풀어낼 수 없었다고 할 것이다. 이 또한 단언컨데 이제부터 최홍만을 상대하는 모든 K-1 파이터는 그 누구라도 이와 같은 패턴으로 최홍만을 상대할 것이다. 최홍만보다 느린 발을 가진 파이터는 이제 K-1 무대에서는 없다. 발이 느리다면 압박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봉쇄해야만 기회가 생긴다. 모든 공격의 시작과 끝인 펀치는 어떠하였는가? 네티즌 사이에서 약간은 조소섞인 표현으로 최홍만의 펀치를 두고 '꿀밤펀치'라고들 이야기 하는데, 실제로 너클 파트(주먹 정면부분)가 팔꿈치 위로 올라간 펀치는 아마추어의 대표적인 움직임 중에 하나이다. 경기를 다시한번 보라. 최홍만의 펀치 중 팔꿈치가 직선으로 퍼지면서 너클 파트가 정확하게 임팩트를 만들어낸 펀치가 단 한개라도 있었는지... 최홍만의 스텝으로는 절대 휘두르는 듯한 훅 성 펀치로는 아무도 맞출 수 없다. 오히려 왼손 잽 하나만 마스터하고도 우승했던 지난 서울대회 때보다도 훨씬 퇴보된 것이다.
나는 최홍만이 창피하다. 최홍만이 패배해서 창피한 것은 절대 아니다. 격투의 꼭 절반은 패배다. 고로, 어떻게 패배하는지가 더 중요하고, 다음을 위해서는 어떻게 자신의 경기를 평가하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두 가지 측면에서 어느쪽으로 보아도, 지금 현재 까지는 최홍만이 창피하다.
일본의 격투 스포츠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데는 일본인들의 가슴속에 자리잡은 '무사도(사무라이 정신)' 때문에 이라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무사도의 핵심을 단 한마디로 정리하면 '수치스럽지 않기 위함'이다. 한국을 대표하여 한국의 무혼을 대표해서 전세계 파이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표 파이터라면, 그 스스로의 파이팅은 자신의 것만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토록 열망했던 한국인 격투가의 WGP 파이널 진출을
주최측의 추천으로 얻어내서 창피하고,
- 마이티 모 전에서 견제랍시고
의도적인 낮은 앞차기로 시종일관 구사한 끝에 승리해서 창피하고,
- 아직까지도 기본적인 펀치 하나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고
좌우로 휘둘러대는 경기내용을 볼때 창피하고,
- 상대에 대한 존경심은 찾아볼 수 없는
비웃음과 억지 제스쳐, 쇼맨쉽이 창피하고,
- 밴너의 그 멋진 파이팅을 직접 조우하고 내려와서
고작 '체중' 따위를 언급했다는 사실이 창피하다
앞서도 언급했듯 격투의 꼭 절반은 패배이다. 이때까지 격투 스포츠를 봐오면서 패배를 탓한 팬은 본 적이 없다. 팬들의 사랑과 성원은 절대 승리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굳이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K-1 사상 전인미답의 3연속 월드그랑프리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세미 쉴트의 우승현장을 우리는 똑똑히 목격하지 않았는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적의 챔피언의 연전연승이 아니다. 가슴 속 저 깊은 곳 폐부와 심장으로 부터 전이 되오는 격투가들의 '격투혼'... 미천한 필력으로는 이렇게 밖에 표현해내기 어렵지만...... 그런 감동이 없는 파이팅으로는 팬들의 가슴속에서 진정하는 존경하는 파이터가 나오기란 불가능 할 것이다.
효도르와의 대전 가능성이 또 다시 붉어지면서, 우리나라 파이터라면 그래도 애정의 끈까지는 절대 놓지 않는 우리나라 팬들은 벌써 최홍만의 수치스러운 승부와 자평은 벌써 다들 잊으신 것 같지만... 팬들은 그러하더라도 최홍만 자신은 다시한번 잊지 않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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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만은 밴너에게 절대 이길 수 없었다
from 푸르른, 살아있는2007/12/11 19:15모든 투기(태권도, 권투, 격투기 등등)가 다 그러하겠지만 , 특히 이종격투기로 불리는 K-1, 프라이드, UFC 등에서는 (입식타격이든 그래플링이든 상관없이) 극한의 집중력을 필요로 합니다. 프로레슬러의 경우 원래 쇼맨쉽 위주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종종 The Rock, Cane 등의 투잡족이 있기는 했지만, "진짜로" 싸우는 이종격투기에서는 집중력이 극도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그러고 보니, The Rock은 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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