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밑 다이너마이트!!와 야렌노카 대회에 모든 한국 격투팬들의 모든 시선이 최홍만과 김영현, 최용수 그리고 추성훈에게 쏠렸다. 결과는 한국 파이터 전패! 대전상대들 모두 녹녹치 않은 상대들이긴 했지만 한국 격투의 태생적인 한계를 여지없이 증명하며 모두들 고배를 마셨다.
최무배가 프라이드 무사도 무대에 데뷔전을 치룬 이래 김민수와 윤동식에 이어 많은 격투가들이 일본 무대에 섰지만 전반적인 성적과 평가는 썩 좋은 상황은 아니다. 최무배의 꿈만 같았던 4연승을 끝으로 김민수와 윤동식이 가까스로 첫 승을 기록하면서 승리를 쌓아가고 있지만,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파이터 최무배 특유의 '피버 포즈'
입식타격의 경험이 전무한 최홍만으로부터 촉발된 K-1 쪽도 상황이 안좋기는 마찬가지이다. 최홍만, 김영현이 사이즈로 주목을 받았을 뿐, 격투가로서 평가받고 있지 못한 상황은 매한가지이다. 김동욱, 김경석, 신현표, 이태현 등 씨름 선수들이 줄줄이 ‘제2의 최홍만’을 꿈꾸며 일본 무대에 진출했지만, 단 1승이 요원하다. 가장 경쟁력있는 선수로 분류되었던 임치빈도 마사토전 패배 이후 얼굴도 가물가물하다.
일본의 선수나 지도자들이 우리나라의 격투가들을 보면서 하나같이 마음가짐을 첫번째 강점으로 꼽는다. 정신력, 투혼, 근성 으로 불리는 요소들인데, 실제로 격투스포츠를 멘탈 스포츠로 분류하기 까지 하는 정도이니,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주로 엘리트 체육을 경험한 격투가들을 중심으로 운동능력도 높은 평가를 받는 요인중에 하나이다.
반대로 하나같이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공통적인 사항은 바로 훈련 시스템의 부족이다. 말그대로 시스템의 문제인데, 상대적으로 짧은 격투스포츠의 역사와 격투스포츠에 대한 열악한 사회적인 인식속에서 사실 이런 성과를 냈다는 것도 어찌보면 기적에 가깝다. 팀 태클과 코리안탑팀, 투혼정심관 등 국내 명문격투팀들도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훈련에 매진하며, 일본과 미국의 하부리그를 중심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한 상황이지만 K-1측의 사실상 특혜를 받고있는 최홍만을 제외하면 최무배 시절이나 현재나 크게 변한것은 없어 보인다.
현재 시점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격투가들을 배출한 최고의 명문팀은 과연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많은 격투팀들이 고군분투하며 조금씩 경험의 폭을 넓혀가고 있지만, 이 팀을 따라오려면 아직도 멀었다. 최무배와 김민수, 윤동식과 추성훈까지 배출한 팀이면 단연 최고의 팀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은가? 김재일과 박용수까지... 이런 팀이 있다면 종합과 입식 양 부문에서 사실상 한국격투를 대표하는 팀이라고 봐야한다.
그런 드림팀이 과연 국내에 존재할 수 있을까? 이런 팀 있다. "태릉선수촌......" 굳이 이름붙이자면 '팀 태릉'? '팀 TR' 정도 되겠다.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의 산실인 태릉이야말로 종합격투기를 중심으로 가장 혁혁한 전과를 올린 명문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태릉선수촌의 그 유명한 강도높은 체력훈련과 전문화된 양성 시스템을 거친 한국 파이터들은 경험에서의 부족분을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타고난 운동능력과 빠른 적응력, 기술 습득능력으로 보완하며 불가능에 가까운 성과를 보인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에 야렌노카에 출전한 정부경 선수가 '팀 태릉'의 명맥을 이어 출전했다. 결과는 마찬가지로 패배. 하지만 정부경 선수가 보인 가능성은 같은 유도선수 출신인 윤동식의 데뷔전 보다도 훨씬 앞서보였다. 윤동식이 데뷔전부터 사상 최악의 데뷔전 상대로 스스로 고난의 길을 선택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종합격투에 대한 적응은 확실히 정부경 쪽이 앞선다는 평가다.
정부경의 데뷔전 상대인 아오키 신야는 현재 종합격투계에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은 순수형 그래플러. 타격이 거의 없는 경기 스타일로 연승행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곧, 그의 높은 기술 수준과 그래플링 능력의 우수성을 반증하는 것이다.(관련글: '노란타이즈의 사나이 아오키 신야' 클릭) 단 2개월만의 종합격투 적응 특훈만을 거친 초심자가 그런 아오키를 상대로 그런 플레이를 선보일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유도선수 시절 윤동식에 버금가는 '굳히기'로 기본적인 밸런스는 문제 없었겠지만, 기술로는 동급에서 최고 수준인 아오키의 서브미션을 거의 대부분 '기술'로 막아낸 것은 물론, 오히려 서브미션 기술로 경기를 끝낼 뻔한 장면을 몇차례나 연출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끼치는 대목이다. 서브미션 기술체계에 대해 조금만 더 이해하고 타이밍 포착을 위한 경험만 있었더라면 천하의 그래플러 서브미셔니스트 아오키를 서브미션으로 제압할 뻔했다.
시드니올림픽 은메달 리스트인 정부경 역시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생활을 한 '팀 태릉'의 일원이었다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격투팀은 다른 팀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태릉선수촌이 확실한 것 같다. 정부경의 눈부신 데뷔전을 보면서 불연듯 생각이 난 쓸데없는 망상은 '이참에 태릉안에 격투기 팀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사라예보의 신화,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님
태릉선수촌의 세계 최고수준의 시설과 기초 체력 시스템에다가 외부에서 이미 격투 스포츠 경험이 있는 태릉 출신 선수들과 전문 트레이너들을 강사진들로 활용한다면, 재원과 설비 그리고 시스템, 3박자를 최고수준으로 갖추게 되는 셈이다. 엘리트스포츠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선수들의 다양한 은퇴 후 사회진출끼지 도모하면서, 가까운 일본 무대를 중심으로 프로 선수 생활에 도전해 볼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물론 격투 스포츠계에도 큰 축복이나 다름없다. 일본에 비해 인적자원의 자질은 오히려 우리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 태릉선수촌과 같은 전문적인 양성 시스템이 이를 얹어낸다면 생각치도 못한 신천지를 열수도 있을 것 같다. 팀 태릉이라... 아무리 망상이라 해도 생각만으로도 짜릿한 상상이다.
격투팬 여러분의 고견은 어떠신지...?
모이면 시커먼 우리 격투팬들 서명 왕창 받아서 대한체육회에 의견제출이라도 한번 해보는 것은 어떨지 제안 드리고 싶다.
격투기 선수들은 당신들이 가장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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